동굴카페 시크릿
주소 : 목포시 해안로237번길 30-3
매일 09:00~21:00

목포역 근처에서 저녁 식사 전에 카페를 가볼까 싶어 검색해본 곳. 이쪽에 동굴카페 같은 곳이 있었나 아리송하기도 했지만, 저녁 식사를 예약한 곳과 거리가 멀지 않아 호기심으로 찾아가보았다. 여기에 카페가 있다고...? 하는 곳이었는데, 가까이 가보니 자그맣게 간판이 보여 안심이 되었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지라 '우리들의 블루스' 찰영지라는 것도 저 사진을 보고 알았다. 삼각대를 챙겨오지 않은 나를 원망하며(?) 다음에 한번 더 오면 되겠지! 하고 마음을 비웠다. 사진과 같이 계단을 올라가면 카페 입구가 나온다. 사실 입구 근처까지 왔음에도, 여기에 동굴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기도 하고 인공적으로 작게나마 만들어 놓았을 것 같다며 혼자 추측하곤 했다.

카페 건물은 내가 좋아라하는 베이지 계열이다. 게다가 나무 간판이라니. 내 취향을 100% 반영하고 있는 공간이었달까.
사실 동굴을 기대했다기보단, 브랜드 카페는 가고 싶지 않기도 했고 이색적인 카페를 데려가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다.

외관과는 다르게 내부는 색감이 다채로웠다. 통일되지 않은 의자, 테이블마다 놓여져있는 다양한 생화들.
벽에는 누군가 직접 그린 듯한 벽화들도. 브랜드 카페의 단조롭고 심플한 내부와는 전혀 반대의 분위기랄까.

카페 내부 분위기는 이런 느낌이었다. 인테리어 모두 개인의 취향이 돋보이는 느낌이고, 그 취향을 직접 담고자하는 노력이 보였다. 카페가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건지 깨끗하면서도 한적했다. 덕분에 사진을 찍는데 부담이 없기도 했고, 이곳저곳을 담는데 무리가 없었다.

카페 한 켠에는 악기와 앰프가 놓여져 있었는데, 나중에 듣고보니 주인분께서 연계하여 공연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했다. 일요일 오후라고 했던 것 같은데.. (자세히 듣질 않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 기타, 전자피아노, 그 중에서도 콘트라베이스가 저렇게 놓여져 있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사실 이미 점심을 먹고 카페 한 곳을 다녀온 상태라, 디저트는 생각이 전혀 나질 않았다. 가볍게 저녁식사 전에 목을 추리는 음료를 먹자는 생각을 하며 레몬에이드, 청귤주스를 주문했다. 카운터를 보시는 분들 모두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들이었는데, 친절하게 응대를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메뉴판을 보니 건강음료, 팥빙수, 전통차가 있어서 어른들과 함께 와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카페들은 어르신들이 드실만한 음료가 많지 않은데 여기는 선택의 폭이 넓어서 좋아하실 것 같다. 다음에는 꼭 할머니 모시고 재방문을 해보고 싶다.

순수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젤라또도 이렇게 구비가 되어 있어서, 아이들도 참 좋아할 것 같다. 아이스크림은 먹고 나면 입이 또 텁텁해져 결국 음료를 찾게 되는 나인지라, 감히 도전을 생각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과일 재료들을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서 믿고 주문할 수 있는 곳이었다. 과일들 모두 상태가 좋았고, 그래서 그런지 시킨 음료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내가 마셨던 청귤주스는 정말 너무 달지도 않고, 인위적인 맛 없이 건강한 달달함이였달까. 여름에 목 축이기엔 딱 좋은 음료였다.

메뉴를 주문하고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문 바깥쪽에 동굴이 있으니 구경다녀오라고 추천을 해주셨다. 카페에서 동굴로 가는 길에 좌측에는 이렇게 수국과 정원으로 가는 길이 연결되어 있고, 우측에는 동굴로 가는 길이 있다. 장마중 잠시 비가 그친 틈이라 햇볕이 많지 않아 구경하기는 참 좋은 날이었다.

알타미라 동굴로 가는 길. 안내표시를 따라 열심히 걸어가보았다. 초록초록한 풀들 사이를 지나가니 여기가 목포가 맞나 싶은 느낌이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풍경을 가까이서 보게 될 줄이야...!!

짜잔! 누가 이 사진을 보고 여길 목포라고 생각할까..? 아까 그 골목길에서는 이런 공간이 있을거라 생각조차 못했는데, 막상 들어와보니 너무 만족스러웠던 곳이었다. 너무 깊지도 멀지도 않고, 적당히 구경하기 좋았달까. 어렸을 적에 꿈꾸던 동굴여행을 하는 느낌이었다. 폭염으로 조금만 걸어도 땀이 주륵 흐르는 날이었는데, 동굴 안의 시원한 공기가 잠시나마 폭염을 피하기에는 딱 좋았으니 말이다.

동굴 입구에 놓여진 작은 연못(?)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얼른 찍어보았다. 귀여운 부레옥잠이 저렇게 두둥실 떠있어서 너무 귀여웠다. 얼른 동굴 내부 구경하러 가야지 하고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가는 길에 이렇게 테이블과 탁자가 구비되어 있어, 자유롭게 자리를 자리면 되는 것 같다. 높이도 높아서 성인 남성도 무리없이 걸어다닐 수 있는 구조였다. 바닥도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이 깔아져있어 걱정없이 걸어다녔달까.

동굴 끝까지 들어가면 길 따라 나무 좌석이 구비되어 있고, 마지막 끝에는 제일 좋은 명당 자리가 준비되어 있다.
사실 처음에는 엇..? 뭔가 영화에서 보는 종교적 의식을 치르는 공간 같은 느낌이 들지만, 막상 가까이 가서 보면 아늑하고 괜찮았다.

물론 동굴 내부에 어쩜 모기가 그렇게 많은지, 모기를 잡는 기계를 두셔서 모기가 죽는 소리가 탁탁- 타탁탁-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맞아. 여름은 원래 모기와 함께 공생하는 계절이였지. 하며 열심히 팔을 휘두르며 다녔다. 대신에 동굴이라 덥지도 않고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대신에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조금 축축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잠시 앉아 있다 일어섰는데도 뭔가 엉덩이가 촉촉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은데 착각이였을까(?) 모르겠다.

동굴을 다 구경하고 반대편의 정원도 둘러보자며 나왔다. 초록초록한 정원이 생각보다 넓게 펼쳐져 있었다. 신이나서 여기저기 둘러보러 다녔는데, 이때까지는 몰랐지. 내가 이마 한 가운데에 제대로 모기를 물려 퉁퉁 부어오를 줄..ㅠㅠ


귀엽게 꾸며진 연못과 퐁실퐁실 피어나있는 수국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누군가 열심히 다듬어놓은 정원을 구경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나만의 정원은 엄두도 못내는지라 대리만족을 하는 걸지도 모른다.

초록색에 뒤덮여 있는 카페. 여름이 한껏 덮인 카페가 너무 예뻐서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뭔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듯한 공간이었달까. 여름이 담긴 카페도 좋지만, 가을, 겨울이 되어서의 모습도 기대가 되는 공간이다. 4계절이 담긴 여기는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을 반겨주려나.

정원 끄트머리에는 작은 동굴이 하나 더 있다. 오잉? 여기는 뭐지 하고 후다닥 들어가봤는데, 처음에 본 동굴보다는 작지만 아늑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여기였지. 모기가 내 이마 정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피를 쪽 빨아먹고 갈 줄이야.
혹시나 하는 느낌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간지럽고 부풀어오르는게 느껴졌다. ^^..

여기는 핑갈의 동굴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간이었다. 모기만 아니라면 여기도 나름 아늑하고 좋은 공간이었는데, 각자 모기 한 방씩 물린 탓에 얼른 카페로 들어가자고 서둘러 오래 구경을 하지는 못했다.

음료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니 이마가 가면 갈수록 간지러움을 넘어서 따가워졌다ㅠㅠ 아무래도 풀이 많은 곳인지라 그냥 모기가 아니라 산모기가 아니였을까..? 카운터에서 모기기피제 비슷한 약을 받아와 얼른 임시조치를 취했다. 덕분에 조금 가려움이 가라앉았달까. 카페에 앉아 있다보니, 주인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여기가 이제 개업한지 2주도 안된 신상카페였고, 방공호를 이렇게 멋진 동굴로 탄생시켰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하고자하는 목표를 위해 이것저것 고민하고 실현해나가는 과정인데, 힘든내색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이 멋져보이기도 했고, 더 많은 분들이 그러한 노력을 알아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목포역 근처라하면 새로운 발전의 느낌은 없는 공간이라고만 했는데, 이렇게 한 사람이라도 이러한 공간들을 살리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집에서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근처에 올 일이 있다면 다시 재방문하고 싶은 공간이었다.
목포에서 이색적인 카페를 찾고 있다면, 여름에 한 번씩 방문하기에는 여기 동굴카페만한 곳이 없지 않을까?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되는, 동굴카페 시크릿 꼭 한번 방문해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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