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루

일상의 권태가 느껴질 때 I 새로운 다짐 I 평범함에 감사하기

박유월 2023. 11. 2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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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 들어 생각이 많은 날들이 길어졌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다닌 지 이제 2년 차가 되어가고 있고, 좋은 사람을 만나 견고한 관계를 다져가고 있음에도 말이다. 나의 하루가 단조로워지고, 그 단조로움 속에서 나 혼자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불쑥 튀어나오는 날들이 많아졌다. 온전히 나를 위함보다, 누군가를 위하는 날이 많아질수록 나 자신을 잃어가는 것 같기도 했다. 이런 나를 내 자신이 다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괜히 서글퍼지는 그런 날들. 날이 추워질수록 두꺼워지는 옷처럼 나는 그렇게 점점 더 나조차도 모르는 권태감에 짓눌리고 있었다. 한동안 괜찮았었음에도 유난히 밤이 다시 길게만 느껴졌다. 밤에만 느낄 수 있는 고요함을 좋아하지만, 잠을 자기 위해 고요함을 깨야했다.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도록, ASMR 영상을 찾아 소리로 방을 채웠다. 그렇게 내 하루하루는 성취감이 아닌, 버텨야 하는 하루들로 가득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무언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익숙함을 벗어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뻔하디 뻔한 나의 일상에 말이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한껏 빌려왔다. 내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 많은 사람들의 삶을 경험해볼 수 있고, 더 넓은 세상을 단시간에 다녀올 수 있는 곳. 어쩌면 어린 내가 책을 좋아했던 이유가 지금과 마찬가지이지 않았나 싶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온전한 나를 위해 최소 1시간이라는 시간은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문득 새벽에 눈이 떠진 날. 해가 뜨지 않은 어르슴이 세상을 덮고 있는 새벽 6시. 세상은 적막으로 가득했고, 곧 해가 떠오른다는 듯 붉은 빛이 산 꼭대기에 걸쳐져 있었다. 아마 지금 내 상태와 비슷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저 어둠이 있기에 떠오른 해가 더욱 밝게 느껴진다. 나를 덮고 있던 감정들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겠지. 졸린 눈 비비며 찍은 한 순간. 창문을 열었을 때, 찬바람에 코끝이 시렸어도 기분은 되려 상쾌했다. 정답을 찾은 듯이 말이다.
 별거 아닌 일상에 좌절하게 되는게 인간이지만, 또 그 별거 아닌 일상에 위안을 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 인간이 가진 작지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별거 아닌 일상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조금은 더딜지라도, 당장 큰 변화가 없는 하루들이 반복될지라도 괜찮다. 내가 지금 이렇게 내 상태를 파악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시작의 반과 다를 바 없으니 말이다. 한 달 후면 나의 20대를 마무리하고 30대의 시작을 맞이한다. 그때의 나는 또 지금의 나를 되려 안쓰럽게 여기며 더 나은 일상을 보내고 있을 테지. 별거 아니게 될 하루들에 지뢰 겁먹지 말아야지. 마음을 또 다독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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