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카눈) 이 한반도를 직격으로 지나간다며 연일 안전문자가 쏟아져내리는 하루였다. 내일 아침부터 상륙 예정이라며, 외출을 자제라 하라는데 흠.. 직장인에게는 외출 자제라는 게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혹시 몰라, 아침에 갑자기 1시간 늦게 출근하세요 라는 연락이 와있을지? 저녁 먹은 자리를 정돈하는데, 집 뒤편으로 하늘 전체가 주홍빛으로 물들어있었다. 너무 예뻐서 잠시 구경하고 정리해야겠다 마음먹어 창가로 느긋이 걸어갔다. 열어둔 창틈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며 태풍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듯했다.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들었는데, 하늘에 무지개가 너무 예쁘게 걸쳐져 있었다. 이 장면을 또 어떻게 놓쳐.. 무조건 사진으로 담아둬야지ㅠㅠ 후다닥 뛰어가서 핸드폰을 들고 무지개를 담았다. 직접 눈으로 보이는 것만큼을 담지 못한 게 아쉽기는 했지만, 이렇게나마 담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야 라며 위안을 삼았다.

무지개는 생각보다 크게 하늘에 걸어져 있었다. 항상 태풍이 오기 전 날은 유난히 하늘이 홍시처럼 빨갛게 물들었던 것 같다. 다가올 태풍에 대해 미리 사과하는 듯이 말이다. 별 탈 없이,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천천히 오래 머물다 갈 것 같다는 전망이 여기저기에서 자꾸만 들려오니 괜히 더욱 불안한 마음이 든다. 내일은 태풍이 온다고 하니, 웬만하면 출장 일정 조율해서 피하고 사무실에만 조용히 있어야지. 그리고 나중에는 태풍이 아니어도, 선셋이 예쁜 곳으로 놀러 가서 느긋이 풍경을 즐기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닷가나, 산 끄트머리에서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온전히 그 순간에 몰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버킷리스트 하나에 유명한 선셋 명소를 다녀오는 걸 꼭 추가해 둬야지! 오늘의 무지개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긴 했지만, 아직도 나는 목말라(?) 유명하지 않더라도 넋이 나갈 정도로 물들어있는 하늘을 보러 꼭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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